성취 여부를 확신할 수 없는 목표를 향해 모든 열정을 불태우는 것 보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근차근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것이 훨씬 더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책의 저자는 주장한다.
목표가 이루어졌을 때를 성공이라 가정한다면 이루지 못한 지금은 실패인 상황이고 난관이라도 부딪히게 되면 절망으로 인도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합리적인 시각에서 볼 때 데드라인도 없고 장기적이며 그때 그때의 크지 않은 만족감도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는 말이다.
좋아하는 자전거 타기를 놓고 예를 들어보자.
"자전거로 서울-부산을 왕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치자, 이는 달성하면 끝나는 말 그대로 목표다.
하지만 "매일 출퇴근을 자전거로 하기"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시스템은 누구라도 실현 가능성이 높고 구체적이고 보다 장기적이다.
그리고 큰 목표를 성취했을 때 만큼은 아닐지라도 작은 기쁨을 자주 얻을 수 있다.
오히려 체력이 특출 나지도 않고 훈련도 되지 않은 사람이 열정만으로 이러한 목표를 성취하고자 했을 때 그 결과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즐거워 하는 일에 열정을 쏟고자 한다면 먼저 자신의 재능을 파악하고 서서히 그리고 꾸준히 에너지를 쏟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주위를 둘러보며 내린 판단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아울러 방법론적으로 어느 한 가지의 탁월한 능력 보다는 여러가지 방면으로 보통의 능력을 키우는 것이 성공이라는 기준으로 봤을 때 더 유리하단다.
노력하는 것에 있어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하던지 성공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블행히도 세상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능력만으로 성공했다고 포장하는 것은 그 포장기술로 먹고 사는 부류들이라는 말도 있다.)
거기에 운이 어느정도 아니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 그것은 여러가지 조건들이 맞아서 떨어지는 것일테고 그러한 조건들의 합에 맞는 경험과 능력을 가진 사람이 더 유리할 것이다.
사업도 그렇고 발명이라는 것도 그렇고 공부도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책에서는 특정 시점(최초의 성공을 하기 전)에는 어느 하나에 모든 열정을 쏟는 것은 위험하다고 한다.
꾸준히 도서관에서 진지하게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명문대 진학을 노리는 학생으로,
매일 축구클럽에서 열심히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 국가대표 선수가 되려는 아이로,
자주 승마장에서 말과 함께 기승하는 모습을 보면 승마선수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사실 우리는 이런 습관들에 길들여져 있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한 우물을 파기에도 시간이 모자란다는 핑계로...
대기업이 살아야 중소기업이 살고 그래야 국가경제가 살아난다고 말이다.
현재 우리의 교육, 정치, 경제, 사회의 모든 분야가 특정한 기간에 특정한 목표를 달성해야만 하는 것들에 매몰되어 있는 것 같다.
성과를 내는 것에 있어 중요하지 않은 것들은 희생을 강요 당하고 설상가상으로 목표를 이루지 못했을 때에는 더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을 봐왔다.
어찌보면 우리 사회가 짧은 기간에 이룬 큰 성과로 인해 작은 기쁨과 행복에 만족하지 못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면에서 박정희가 사회주의식 경제개발정책 모델을 도입해 목표를 정하고 이루어 냈다고 하는 것들은 마치 작은 목표에 커다란 열정을 가지고 달려들어 원하는 것을 이룬 것과 같고 그런 목표를 막상 달성하고나니 남는 것은 허무주의에 빠진 우리 사회의 그것과도 닮은 꼴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심지어 그때 상황으로 다시 돌아가고자 새로운 목표를 정하고 열정을 다해야한다며 역사 교과서를 그것에 맞춰 입맛대로 만들려고 하는 상황이다.
이 모든 것이 시스템 만들기를 등한시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아니 이미 존재하는 민주주의라는 시스템 조차 무시해버리는 모습을 보면 슬프기까지 하다.
그런면에서 국가, 사회, 시민, 우리, 개인 모두에게 있어 지금의 열정은 비정상적인 곳을 향하고 있는 쓰레기 일지도 모른다.
열정을 식히고 차분히 그리고 서서히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보자.
큰 욕심을 부리기 보다 소소하게 얻는 것에 희망과 꿈을 가져보자.
그런면에서 성남의 이재명 시장의 시정은 많은 부분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꼬리를 흔들어 몸통을 흔든다는 말도 일맥상통하는 바가 없지 않은 것도 같다.
머리를 달아 오르게 하는 뜨거운 열정에 비롯된 흥분을 가라앉히고 냉철히 꼬리 부터 흔들어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