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멀지 않았다.
항상 그 곳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그 변화를 일찍 눈치 챘을테지만 옷 깃을 스치는 차가운 바람 따위로는 여전히 손 끝에 시린 고통만이 전해져 올 따름이다.
저기 저 붉은 지평선을 반으로 뚝 가른듯한 기괴한 건물도 봄이 온다는 것을 알고 있겠지.
저 자리에 우뚝 서기까지 공들여 쌓는 사람들이나 갖은 이유로 깍아 내리려는 사람들이나 압도하고 압도 되는 것에 대한 욕심과 공포가 붉게 물들여지는 것이 스산하기 그지없다.
그래봐야 대자연 앞에 잠깐 스쳐 지나가는 배경에 불과한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