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글/먹거리

동물복지 계란: 계란 맛이 나는 계란을 먹자

로드스타 2013. 9. 3. 14:39



2012년 3월, 우리나라는‘동물복지축산농장인증제’를 도입했다. 일정수준의 동물복지 기준을 준수한 농장에 국가가 인증하고 이 농장의 축산물은 동물복지 인증마크를 표시해 판매하는 제도다.(http://www.animals.or.kr/main/board/board.asp?ct=yes&num=76&cate1=a&bname=zetyx_board_issu_nong)



요즘 대형마트에 들르면 하나 둘 동물복지 인증마크를 붙인 제품들이 눈에 띈다.

마침 마이클 폴란의 "잡식동물의 딜레마"를 읽고 난 후 인지라 우리가 보통 시중에서 구입해 먹는 계란과 옛날 시골에서 키운 닭이 낳은 계란의 내용물이 다를 수 있음을 깨달았다.


[문화/교육] - 잡식동물의 딜레마: 닭이 정말 닭처럼 살면, 진짜 닭 맛이 난다


동물복지 인증제도는 건강을 챙기려는 목적보다 먹거리 본래의 맛을 생각한다는 측면에서 닭과 인간 상호간에 이익이 되지 않을까?


그런데 마이클 폴란이 초유기농을 지향하는 소농으로부터 들었던 충고를 생각해보면 이것도 따져봐야 할 게 많다.

대기업에서 또는 대량으로 생산되는 산업화된 유기농 농축산물은 이미 유기농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유기농을 판별하는 규정과 기준의 불합리성 또한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동물성 단백질을 먹이지 않지만 유전자 조작된 사료를 먹이거나 규정을 만족하는 수준에서 항생제가 들어간 사료를 먹이거나 하는 행위들 말이다.

심지어 유기농과 유기농이 아닌 생산물이 같은 농장에서 나오는 경우도 있다.

결국 산업화된 유기농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깐깐한 생산자가 있어야하고 꼼꼼한 소비자 필요하다 하겠다.


그런의미에서 동물복지 인증 계란이지만 자유방목을 하지 않는 계란은 어떻게 봐야할까?

내가 생각하는 복지의 기준에서라면 결코 복지와는 거리가 멀다 할 수 있겠다.


넓은 초원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나 말을 본다면 무엇이 먼저 떠오르는가?


만일 저 넓은 곳에서 뛰어 노는 동물들을 매일 관리하는 것이 큰 수고스러움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 

당신은 동물복지 인증 농축산물에 지불하는 추가 비용을 흔쾌히 지불할 여지가 있는 사람이다.


적은 생산단가에 큰 이익을 지향하는 산업화된 시장에서 생산자로서 Originality를 추구하는 것은 조잡하고 느슨한 규정과도 싸워야하는 엄청나게 힘든 일이다.

이에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주기 위해서는 소비자로서 생산물들을 꼼꼼히 파악한 후 구입해야 하며

이것이 단순한 소비활동이 아닌 엄연한 생산활동의 연장선상에 있는 일부분으로서 인식하는 마음자세 또한 중요한 것 같다.



자유방목이 아니어도 동물복지 인증은 가능하다.(계란 구매시 소재농장의 파악이 중요하다.)

뭐 사실 동물복지 인증이 없다고 못 먹는 계란도 아니고 방목이 아니라고 못 먹는 것도 아니니 상관없다고 생각하겠지만

동물이 생각하는 O, X의 벽은 우리가 계란을 선택할 때 잠시 생각해 보는 것 이상의 엄청난 차이가 있지 않을까?


한 발 더 나아가서, 자유방목을 하더라도 일정한 구역에 머무르게 되면 그곳은 닭들의 배설물(질소가 함유된)로 땅은 딱딱하게 굳어 초토화 될 것이다. 비록 아메리카 대륙의 드넓은 대지를 가지지 못한 나라지만 순환방목을 해서 풀도 땅도 모두 건강할 수 있는 환경이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축산농장 인증정보 검색: http://www.animal.go.kr/portal_rnl/farm_ani/certification_list.jsp


그래서 그런지 요즘들어 마트를 가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화려한 포장과 부실한 내용물을 치장하려는 설명들로 어떻게든 낚으려는 생산자와 낚이지 않으려는 소비자 사이에  한바탕 전쟁을 치뤄야하니 말이다.

그나마 5일장과 로컬푸드 매장을 찾아내서 신선한 과일과 야채는 해결했지만 대형마트를 가지 않을 수는 없는 법!

그간 나름 장보는 법을 정리하면...


0. 필요한 만큼, 먹을 만큼만 산다. 오늘, 내일 먹지 않을 것은 사지 않는다.

1. 생산일자, 제조일자 우선! 무조건 신선한 것을 찾는다.(유기농 보다 신선한 제품이 더 좋을 수도 있다.)

2. 가까운 곳에서 생산된 제품이 좋다. 국내산에서 만족하지 말고 로컬푸드 매장을 찾아라! 신선하고 유기농인데 정말 싸다.

3. 제철 식품을 구입한다.

4. 같은 식품이라도 생산 지역에 따라 맛이 다를 수 있다.

5. 가공식품은 가급적 피하고 피할 수 없으면 원재료가 적을수록 좋다.

 

위 모든 것을 외위기 귀찮다면 딱! 하나...


찾고자 하는 식품을 요리했을 때, 가장 자연스러운 본래의 맛을 내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그러면 답은 나온다.


오늘 저녁에 당장 신선한 자유방목 계란을 사서 후라이를 해보라 어려서 먹던 계란향이 난다면 최고의 반찬이 될 것이다.


아래는 야외에서 자유방목하고 있는 농장들을 기준으로 뽑아봤다.(2013년 9월 현재)


동물복지-11-01-1-2 김구봉 [오탄농장] 강원춘천 4500(

마리)   

동물복지-10-23-1-1 손부남 [에덴농장] 경기 여주 20,000    
동물복지-15-11-1-1 민석기 [다솔농장] 전남 6,500  
동물복지-17-16-1-1 정진후 [청솔다정원] 경남 20,000  
동물복지-10-12-1-1 이길우 [믿음농산] 경기 평택 5,000  
동물복지-11-09-1-1 조우연 [명천농원] 강원도 횡성 20,000  
동물복지-12-11-1-2 김철호 [풀미골느티농장] 충북 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