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도너로서 첫 브레베 참가 - 서울 200k
한국 란도너스가 생긴지는 6년, 개최 대회 로서는 5년째인 2015년을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란도너*로서 첫 브레베*를 우여곡절 끝에 성공적으로 완주했습니다.
*란도너(또는 랜도너) : 200Km~1200Km 사이의 장거리 구간을 외부의 도움 없이 혼자 힘으로만 달리는 사이클리스트
*브레베 : 란도너들이 참가하는 비경쟁 완주형태의 대회
2014년 부터 본격적으로 사이클을 타기 시작했지만 단순히 체중 감량이 목적이었고 주로 장거리 출퇴근으로 타고 다녔습니다.
혅재 몸무게를 보면 1년 전 수치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대신 체지방은 줄고 하체 근육은 많이 늘어난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더불어 근력이 늘고 심폐 기능도 훨씬 좋아진 것이 느껴집니다.
마침 운이 좋았는지 같은 경로를 출퇴근하는 또 다른 미친(?) 라이더를 만나고 본인이 준비하고 있는 브레베와 란도너링에 대해 듣게 된 것이 관심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란도너링을 매력있게 만드는 것이 무엇일까요?
순탄한 평지를 풍광을 즐기며 피부에 스치는 바람결을 느끼며 달리기거나 또는 숨 막히는 업힐을 차례로 정복하면서 느끼는 쾌감일 수도 있고 또는 배고픔과 관절 및 근육통 등 다양한 고통 아닌 고통들을 이겨내면서 완주할 때 느끼는 희열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혼자 힘으로 꽤 긴 장거리를 완주하는 브레베는 유난히 크고 작은 산이 많은 우리나라 지형 조건을 놓고 볼 때 정말 국내 란도너들에게는 행운이자 더욱 재미를 주는 대회가 아닐까 합니다.
이번 첫 대회의 참가를 위해 겪은 많은 우여곡절 중에 첫 번째로 부딪힌 문제는 참가신청을 작년 부터 받기 시작했는데 서울 브레베는 모두 해를 넘기기도 전에 마감이 완료 된 것입니다.
다행히 대회 전에 취소자들로 인한 결원으로 참가가 가능했지만 예전 보다 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두 번째는 자출용 자전거를 브레베 참가 일주일 전에 도난을 당한 것입니다.
그래서 점심 식사 전에 사무실에서 가까운 북악을 오르내리는 운동은 말할 것도 없고 몸도 제대로 풀어보지 못하고 바로 대회를 참가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세 번째는 첫 참가이다 보니 접수와 검차 과정에서 행여나 빠뜨리거나 실수한 것이 없나 하며 긴장도하고 날씨도 예상 밖으로 추워 몸도 풀지 못한 채 얼떨결에 출발하면서 얼마 가지 못해 다리에 쥐가 나는 사태가 발생한 것입니다.
자전거를 도난 당하지 않았거나, 경험자와 동행했거나, 날씨가 좀 더 따뜻했거나, 준비운동을 충분히 했거나, 무엇보다 처음 부터 너무 무리 하지 않았다면 하는 생각을 하면서 속도를 줄여 달리다 보니 다시 회복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때 받은 데미지가 이 후에 오르는 업힐마다 큰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네 번째는 튜블러 펑크입니다.
차로를 탈 것이냐 자전거 겸용 인도를 탈 것이냐 하느 문제는 평소에도 자주 접하는 상황입니다.
다소 넓은 자전거 도로 겸용 인도라면 큰 고민 없이 인도로 올라서는데 이 날은 운이 없게도 차로와 명확히 구분되어 있는 인도에 들어섰는데도 불구하고 얼마가지 못해서 나사가 뒷 타이어에 박혀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튜블러 타이어 교체에 쏟아 부어야 했습니다.
이 외에도 지역적인 위치에 따른 기온을 예상하지 못해 겨울 출퇴근에서도 경험하지 못했던 매서운 추위와의 싸움을 겪어야 했고 교체한 타이어의 벨브에 에어가 새는 문제로 완벽한 펑크 대비책을 준비 못한 점이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해당 코스를 일부 답사했음에도 불구하고 가만의 경로 안내만 믿고 답사하지 못했던 곳을 쉽게 생각한 것이 결과적으로 불안감을 높이고 자주 경로를 이탈하게 만들었던 요소가 되었습니다.
답사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대비책이 되겠지만 그런 상황이 안된다면 가급적 가민 경로 안내는 보조로만 생각하고 반드시 CP 위치와 방향전환, 특히 Turn, Return과 같은 짧은 거리에서 발생하는 방향전환이 발생하는 구간을 주의해서 숙지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을 너무 과신하여 빨리 완주해야 된다는 생각에만 치중한 나머지 주위를 즐기며 달리지 못했던 점이 가장 아쉽습니다.
결국 이런 경험들과 실수가 노하우가 되어 앞으로 참가하게 될 더욱 긴 장거리 브레베들을 슬기롭고 무사히 완주하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