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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맛집의 딸기 생크림 케익 vs 아빠표 딸기 생크림 케익

로드스타 2014. 5. 16. 16:09

지난달 가족의 생일축하 자리에서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운 홍대 소재의 유명 케이크 매장에서 구입했다는 딸기 생크림 케이크를 먹어 볼 기회가 있었다.





해당 매장이 나름 입소문을 탄 이유를 찾아 보니 다음과 같다.


- 좋은 우유로 추출한 동물성 생크림만을 사용

- 냉동 딸기가 아니라 생딸기만을 사용


평소 단 것을 싫어하는 어른들은 물론이고 어린 자녀를 둔 부모 입장에서도 믿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이 얼핏 든다.

그래서 그런지 예약하지 않으면 구입하기도 힘들고 가격도 비싼편이다.


2호 사이즈(21cm) 케이크가(키보드 F1키에 엄지를 대고 쫙 폈을 때 F11키에 닿는 정도) 3만원 중반...


식사가 끝나고 생일축가와 촛불 점등식이 끝나자 자르기가 아쉬울 정도로 예쁜 케익을 나누고 맛을 봤다.

음...역시나 비싼 값을 한다.


생크림이야 집에서도 당연히 동물성 생크림만을 사용해 왔으므로 특별한 점을 모르겠고 딸기 또한 이맘때 먹는 싱싱한 딸기와 별반 다를바가 없는 것 같다.


나름 인상적이었던 것은 부드러운 질감의 빵(스펀지 케이크)이다!




그간 직접 만들어 먹어 익숙해진 거친 식감 때문이었겠지만 먹는 내내 수제(?) 케이크점에서 어떻게 이런 질감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비법이 궁금했다.

작년 부터 간간이 카스테라, 롤케익 등을 만들면서 이런 질감을 얻기 위해 다양한 레시피로 빵을 구워 봤지만 결코 얻을 수 없는 식감이었다.

뭐 그런 이유에서 유명 케이크 전문점이겠지 하고 넘어갔는데...


몇 일전 또 다시 가족 생일 모임이 있어 그 때 먹었던 딸기 생크림 케익을 떠올리며 직접 한 번 만들어 보기로 했다.


촉촉한 카스테라의 비법을 얼마전 터득했고 집에 있는 오븐에 딱 맞는 레시피도 구했다.

동물성 생크림은 갓 마트에 입고된 신선한 생크림을 준비해 뒀고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딸기는 근처의 밭(국내 유기농 딸기 재배 1호임을 자부하시는 분의)에서 완숙된 상태로 따왔기 때문에 신선도와 당도에 있어서 그 어느 산지의 생딸기와 비교해도 우위에 있는 맛임을 보장한다.



이 딸기 밭을 일구시는 분을 잠깐 언급하자면,

양수리에서 유기농 딸기를 위해 터를 닦고 지내다가 4대강 때문에 이 곳 근처로 자리를 옮겨서 작년 부터 유기농 딸기 농사를 짓고 계시다.

양평에서도 농부들에게 유기농 딸기 재배를 권장하고 이를 체험과 연관시키려는 목적으로 교육도하고 지원도 한다는데 정작 이 분은 그와 같은 방법으로는 제대로된 딸기를 재배하는 방법이 아니란다.

뭐 잘은 모르지만 맛있는 딸기를 재배하는 방법도 생산자 입장서 만드느냐 소비자 입장에서 만드느냐로 구분이 되는가 보다.



아무튼 이 곳의 딸기는 마트에서 딸기가 사라지고도 한참이 지나서인 여름 휴가철에도 밭에서 맛을 볼 수 있다.

사실 작년에 케익을 만들기 시작한 것도 여름 초입에 맛 본 바로 이 환상적인 딸기 때문이다.


케익의 재료인 딸기에 대한 사설이 길었다. ㅜㅜ


이렇게 동물성 생크림과 딸기는 준비되었다.

스펀지 케익을 만드는 재료로는 계란, 밀가루, 버터, 설탕이 전부다. 

아...케이크에 사용되는 빵의 촉촉함을 유지하기 위해 물엿을 넣는데 꿀로 대체했다.

그래서 완성된 빵은 묵직하다. 

절대 가볍거나 부드럽지 않다.

특히 촉촉한 케익을 위해 수분을 많이 머금을수록 더 무겁다.


도대체 가벼운 스펀지 케익의 비밀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가벼울 뿐만 아니라 몇 번 입에서 오믈거리다 없어지는 것이 좀 허무하기까지 하다.


답은 "첨가제"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제빵개량제(이스트 푸드)는 사람이 먹는 것이 아니라 효모균이 먹는 먹이로서, 염화암모니아, 탄산칼슘, 인산염 등 14개 품목의 합성첨가물에서 3∼4개 품목을 혼합하여 만든 화학물질이다.

  제빵개량제를 사용하는 목적은 단시간에 대량의 빵을 발효시키기 때문에 적은 원료로도 부드러운 빵을 한번에 많이 만들기 위해서이다. 제빵개량제를 사용하게 되면 빵의 틈 속에 공기를 넣어 부드러운 빵이 만들어진다. 일반 빵 선전에서는 부드러운 감촉이라는 표현을 세일즈 포인트로 사용하고 있다.

  제빵개량제는 어디까지나 식품첨가물이므로 하루 섭취 허용량을 초과하지 않도록 사용기준이 설정되어 있다. 또 국제적으로도 JECFA(FAO/WHO 합동 식품첨가물 전문가위원회)에서 식품첨가물의 안전성이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식품에 식품첨가물이 들어있는 현실에서 과연 단체(單體) 식품첨가물의 안전성이 확인된다고 해서 인체에 무해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빵에도 복수의 식품첨가물이 사용되고 있다.

  이런 복합적인 식품첨가물 섭취에 관한 동물실험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사람이 일상에서 식품첨가물을 섭취하는 인체실험(?)의 결과를 기다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아무리 해도 인과관계를 알아낼 수가 없다. 설령 신체 변조가 생기더라도 그것이 식품첨가물 때문이라고 입증할 수도 없다.

  앞서 말했듯이 제빵개량제는 먹는 사람을 위해 사용되는 식품첨가물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제조자 측의 제조비용을 억제하기 위해 사용되는 식품첨가물일 뿐이다.

 


  그리고 빵에는 제빵개량제와 함께 유화제가 들어가 있다. 유화제는 물과 기름이 통상 서로 혼합되지 않는 것을 균일하게 하는 첨가물로서 빵의 수분을 유지하고, 장시간에 걸쳐 부드러움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한다.

  어떤 의미에서 유화제는 빵을 만들 때 제빵개량제와 한 묶음으로 사용되는 식품첨가물이다. 부드러운 촉감으로 가벼운 빵을 만들더라도 규격 중량이 되지 않으면 곤란하므로 일정한 수분을 포함시키고 그것을 장기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중량뿐만 아니라 수분을 일정량 포함하고 있지 않으면 바삭바삭한 느낌이 생기므로 그다지 맛있게 느껴지지 않는 측면도 있다.

  유화제의 정체는 계면활성제이다. 간단히 말하면 물과 기름을 붙이는 역할을 하는 물질이다. 마가린과 아이스크림 등에 사용되고 있다. 빵에 사용되는 유화제는 노화방지제라고도 불려지고, 신선함을 유지하는 역할도 있다.

  제빵개량제와 유화제를 사용하면 언제까지라도 부드럽고 신선한 빵을 맛볼 수 있다. 1주간 내버려두더라도 부드러운 빵이 그대로 유지된다. 이렇게 해도 건강에 문제가 없을까? 옛날에는 빵을 그냥 내버려두면 곰팡이가 생기거나 단단해지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때는 당연히 최대한 빨리 빵을 먹는 것이 보통이었으므로 신선품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과연 소비자는 그냥 내버려둬도 품질이 변하지 않는 빵을 요망하고 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무지한 탓이다. 이제부터라도 식품표시란을 자세히 살펴보면서 제빵개량제와 유화제를 사용하지 않은 무첨가 안전 빵을 선택, 구입해야 한다.


출처>http://blog.naver.com/lofsism/60069003641


대형 프렌차이즈화 된 제빵업체일수록 유통 거리와 시간이 길어지므로 당연히 사용하는 첨가물도 많거나 다양해지는 것은 자명하다.

또한 빵집의 규모와 상관 없이 제조자의 생산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최소화 하는데 있어서 식품첨가물의 필요성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를 사로잡는 식감이야 말로 쓰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이유인 듯 하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라면과 과자에 많이 쓰이는 팜유와 위에서 언급한 유화제이다.



이중 빵을 만드는데 많이 사용되는 유화제 즉 계면활성제(계면: 성질이 다른 두 물질의 경계면으로 한 쪽이 기체인 경우 통산 '표면'이라 칭한다)는 무엇일까?

원래 혼합되지 않는 2종류의 물질, 예를 들면 물과 기름이 우유와 같이 균일하게 혼합된 상태로 되는 것을 말하며, 이와 같은 작용을 하는 물질을 유화제라한다.

이는 물과 응집력이 좋은 부분(친수기)과 기름과 응집력이 좋은 부분(친유기, 소수기)이 유화제의 한 분자로 구성되어 있어 가능하다.

계면활성제에는 천연과 합성이 있으나 통산 비용과 효과면에서 합성계면활성제가 널리 쓰인다.


구체적으로 유화제가 빵에 작용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http://bakery-net.co.kr/qa/029%C0%AF%C8%AD%C1%A6.htm 참고)




일반적으로 밀가루로 만드는 빵의 경우 전분에 작용하여 빵의 노화방지 기능을 수행한다.

즉 제조과정에서 투입된 수분이 전분에 침투하여 전분들 끼리의 결합이 물에 의해 간접결합으로 결합력이 약화되어 전분분자의 활동이 자유로워져 촉촉하고 부드려운 빵의 상태로 표현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수분을 잃게 되면서 이 전분분자들이 다시 모여 일정한 결정상이 되는데 한마디로 빵이 굳어지고 탄력을 잃으며 부스러지기 쉬운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런 노화를 방지하기 위해 통상 세 가지 방법이 있는데 바로 냉동, 포장, 유화제 사용이다.

빵의 반죽을 냉동시킨 것을 생지라고 하는데 이는 위 세 가지 방법을 모두 적용한 제품이다.




그럼 전분에 작용하는 유화제는 어떻게 작용하느냐...

반죽을 오븐에 굽게되면 부풀어 오르면서 전분에 포함된 '아밀로스'라는 물에 잘 녹는 다댱류가 분출되는데 이것이 물에 녹지 않은 상태로 유화제와 작용하여 전분을 감싸면서 불용성으로 변하게 된다.

이는 전분입자를 보호하는 양상으로 전분분자 사이의 수분과도 분리되어 갓 구워 말랑말랑한 빵이 식어도 딱딱해지지 않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마치 물에 녹은 설탕을 가열 한 후 냉각시키면 굳어지는 현상과 같이 빵도 유화제를 넣지 않는다면 유연성을 잃고 딱딱해질 것이다. 




이스트가 아닌 계란 흰자의 단백질(천연계면활성제도 일종의 특수 단백질이다.)로 부풀어 올리는 케익과 같은 양생과자류의 경우에는 제작시 지방이 많은 노른자나 유지(기름, 버터)를 쓰게 되는데 계란을 휘저어 거품을 일으키는 경우 이런 유지와 같이 섞이게 되면 거품이 생기지 않거나 쉽게 꺼지게 되는데 이때 유화제를 사용하게 거품막이 더욱 단단해져 쉽게 기포를 꺼지지 않게 하는 안정제 역할을 하게된다.

즉 볼륨감 있고 푹신푹신한 케익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카더라 통신에 따르면 케익 시트 1개 만들 재료를 가지고 유화제를 사용하면 5개 까지도 가능하단다.)




참고로 빵은 이스트를 이용해 발효시킨 반죽에서글루텐 단백질이 계면활성제 역할을 하여 굽는 과정에서 생긴 이산화탄소를 잡아두고 이렇게 생긴 거품으로 부풀어 오른다면 케익류는 계란 단백질이 계면활성제 역할을 하는데 힘차게 휘저으면서 공기를  균일하게 가두어 부풀어 오르게된다.

부풀어 오르는 것은 같지만 서로 다른 단백질의 차이로 거품의 크기와 얇기가 서로 달라 식감에도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이처럼 사용되는 재료의 역할과 세부적인 원리를 일반 소비자가 모두 알리가 없지 않겠는가. 

그저 예쁘고 먹음직스럽고 입에 넣기전 까지 향기롭구 입에 넣고 나서는 부드러우면 그 뿐이니까...




다행히 밤 늦게까지 만들어 완성된 케익이 수제 전문점에서 파는 케익 보다 묵직하고 훨씬 맛있었다고 하니(결코 듣기 좋으라고 이야기하는 우애있는 형제지간이 아니라서 다소 진실된...) 나쁘지는 않았지만 단팥빵에 팥앙금의 존채 이유 처럼 사실 빵 보다는 딸기의 달콤함이 더 큰 영향을 미쳤으리라...

혀 끝은 간사해서 나로서도 빵 자체의 부드러움을 잊을 수 없으니 말이다.


굳이 이 포스트의 존재 이유를 따지자면

딸기 생크림 케익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생크림도 빵도 아니라 바로 딸기 그 자체라는 것이다. ㅎㅎ


맛있는 딸기와 그것으로 만든 잼을 스펀지 케익에 살짝 발라 생크림과 얇게 저민 딸기와 함께 층층이 케익을 만들어 낸다면 환상적인 딸기 케익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부가적인 이유가 있다면...

혹시나 주위에서 직접 만든 빵이라며 건네주거들랑 다소 식감이 거칠고 금방 딱딱해지더라도 이를 이해할 수 있는 지식은 가지고 있자.



판매하기 좋은 빵과 먹기 좋은 빵은 다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사실을 인지하더라도 선호하는 빵 또한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맛 없는 건강빵 따위를 무조건 추종하지는 않지만

알던지 모르던지 세상에 나와 있는 다양한 가공식품에 쉽게 노출된 우리 모두에게 무언가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은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