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동료들과 루틴한 점심 대신 가끔은 혼자만의 일탈의 시간을 가져본다.
가격과 시간은 변함없는 고정값이지만 최소한 오늘은 충분히 먼 거리까지 커버가 가능하다.
인간이 발명한 바퀴의 도움을 받으면 말이다.
그래서 찾은 곳이 "효자동 초밥"이다.
사실 "효자동"은 "화자동"이라 불리었다고 한다.
여기서 '화자'는 내시를 의미하는 단어로 예전에 궁궐에서 멀지 않은 이 곳에 내시들이 주로 거처를 두고 살았기 때문에 "화자동"이 되었다는 것이다.
한문으로 불을 의미하는 '화'에서 보듯이 사람인변 옆에 두 개의 점이 상징하는 바가 그렇게도 해석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재미있는 지명이기도 하다.
사실 그런면에서 "효자동"의 어원 또한 "화자동"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가족의 궁핍을 면하기 위해 자식들 중 하나가 스스로 또는 반 강제적으로 내시의 길로 들어설 수 밖에 없어던 시대상을 보면 '효자'라 칭하는 것도 결코 무리가 아닐 것 같기 때문이다.
이러한 "화자동"에 위치한 "효자동 초밥"의 주력 점심 메뉴는 단연 우동세트(우동 + 초밥5개 = 8,500원)이다.
신선한 초밥의 퀄리티만으로도 나무랄데 없이 감사할 따름인데...
밍밍하지도 짜지도 않은 우동 국물의 부드럽고 깊은 맛은 단연코 전에 먹어 보지 못했던 맛이다. (물론 계절적 분위기와 매칭이 되는 면이 없지는 않지만 한 겨울에 팥빙수를 칭찬할 수 없지 않는가?)
라면이라면 모를까 결코 우동을 끼니로서 생각하지 않는 나만의 편견을 깨는 순간이었다.
당분간은 이 곳 문턱을 몇 cm 닳게 만들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이게 얼마만의 맛집 포스팅이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