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2G 휴대폰을 폐기한 이후로 통신관련 부가서비스라고는 무료 외는 단 한 가지도 받고 있는게 없는데
어느날 날아온 휴대폰 요금고지서에 찍힌 550원의 낯선 부가서비스요금이 눈에 띈다.
그것도 무려 10개월 이상이나 나도 모르게 빠져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도대체 무슨 요금일까?
알아보니 이름하여 "모바일ISP서비스"...
아, 기억난다 작년 초에 IT뉴스 기사에 스마트폰에서도 기존 웹에서 처럼 전자상거래를 가능하게 한다는 서비스였다.
당시 그런 서비스가 유용하겠다 싶어 링크를 타고 들어가 앱(무료)을 다운 받은 것 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이 후 단 한 번도 해당 서비스를 이용해 상거래를 이용했던 적이 없어 다운 받은 사실까지 잊고 있었다.
그러니 고지서를 보고 황당할 수 밖에...
그래서 아이폰에 설치된(다행히 아직 지워지지 않은) 해당 앱을 다시 실행시켜 봤다.
그랬더니 이런 화면이 그대로 남겨져 있었다.
(본인 아이폰 캡쳐화면)
생각해보니 앱을 다운 받았을 당시 모바일 결제서비스 이용을 위해서는 회원 가입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 같아 가입하고
뭔가 계속 동의하라고 해서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나와버렸던 것이다.
그런데 어찌된게 가입자 자신도 모르게 "모바일isp" 앱을 다운 받은 시점부터 매월 550원씩 유료로 과금이 되고 있었단 말인가?
어찌 이런 일이 가능 할 수 있지?
그래서 자초지종을 알고 싶어 고지서 주인인 114(KT)에 물었다.
그랬더니 자기들은 해당 부가 서비스에 대해 잘 모르니 관련 담당 부서에 전달해서 내용 파악하고 전화주겠다고 한다.
다음 날 관련 부서 담당자가 전화왔다.
그리고 뭐 그런일이 한 두번 아니라는 듯이 이야기하는데...
"그와 같은 사례가 좀 있어 고객님의 부가 서비스를 해지해 드리고 그동안 지불하셨던 부가서비스 요금을 모두 환불해주겠습니다."
어이가 없어 다시 물었다.
"해지와 환불은 당연한거니 둘째치고 아니 어찌 이따구 시스템으로 서비스를 할 수 있단 말인가?"
"맞아 너희들이 서비스하는게 아니지? 어떻게 이따구로 관리하는거냐?"
"어떻게앱 다운로드만으로 과금이 되는 기술을 개발한 업체를 알아낸거냐? 설명 좀 해바바~"
라고 버럭 화를 내며 해당 서비스의 가입절차에 대해 자세히 케물었다.
그래서 전해들은 가입절차라는게 다음과 같다.
1.모바일isp 서비스는 무료로 앱을 다운 받고나서 실행하게 되면 가입절차를 거치게 되어있다.
2.여러가지 동의절차를 거쳐 해당 서비스를 유료로 이용하겠다고 하면
3.서비스업체(브이피(주))는 SMS를 사용자에게 발송해서 본인 승인절차를 거쳐 정식 가입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문자 메시지를 뒤져봤다.
"모바일"이라는 단어를 키워드로 뒤졌다. 그래서 찾았다.
그렇다! 아무설명 없이 본인인증 절차라고 믿었던 링크 주소만으로 나는 유료회원이 된 것이다.
그것도 전화번호 하나 달랑 쿼리스트링으로 보내면서 말이다...
나는 앱을 다운로드 받고 이를 이용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본절차인 회원가입을 한 것 만으로도 자동 유료회원이 된것이다.
저 링크주소의 뒤 전화번호를 바꾸고 http 헤더를 조작만 하면 내가 평소 원한(?)을 가진 사람들을 모두 유료회원으로 가입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닐까?
도대체 KT는 어떤 검증과정을 거쳐 가입고객의 계좌에서 부가 서비스 요금 명목으로 돈을 인출해 갈 수 있었던 것인가?
담당자 왈...
"브이피(주)에서 보내준 가입자 리스트만으로 처리되는 일이라 따로 검증이나 그런것이 없다. 해당 가입동의서 같은 것을 알려달라시면 우리들은 모르고 해당 업체에 문의해 보시라..."
정말 어이없다.
기껏 알려준 서비스업체 연락처라는게 내가 이미 알고 있는 해당 업체 콜센터 번호다.
거기로 전화하면 부가서비스 관련 문의는 KT(114)에 전화하라고 정중하게 그리고 무미건조한 톤으로 말하는 자동응답메시지만 나올 뿐인데 말이다.
그렇다.
2G폰에서 나도 모르고 쥐도 모르게 가입되었던 부가서비스 병폐가
3G폰에서도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었다.
여전히 통신사의 부가서비스는 그들에게 눈먼 돈이요 블르오션인가 보다.
이런 시스템 오류 발생을 감안하면서까지 별의별 편법으로 부가서비스를 만들려는 것 보니 말이다.
하드웨어는 그 발전속도가 무섭게 앞서 가지만
조그만 나라의 조그만 통신사에 다니는 사람들의 머리속 소프트웨어는 그 치졸함이 이를데 없으니 쯔쯔...
이왕 2G로 수익률 떨어지는거 이런거 먼저 개발해서 시장선점 할라구 아이폰 들여 왔냐?
그런데 인터넷 검색해 보시라 나만 겪은 사건이 아니다.
이 짓을 무려 1년 가까이 하고 있다.
이 말은 나 같은 사람이 아무리 뭐라고해도 그냥 돈 벌겠다는 수작이다.
위 피해자(?)들은 그래도 유료결제 된다고 문자라도 받았단다. (모두 최근에 우연치 않게 가입했나 보다)
시스템을 바꾼게 아니라 더 교묘하게 진화하고 있는거다.
알아챈 사람만 원상복구해주면 된다는 심보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시간이 남아도는 관계로
바로 소비자상담센터(http://www.kca.go.kr/)를 통해 신고접수 완료하고 기다려 보기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