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후기/서울/경기

인천 무의도 맨손 고기잡기 대회 후기 [2009.10.10]


지난 주 밤 늦은 시각, 강변북로 일산 방향을 향하던 중에 우연히 스쳐 지나가는 전광판의 안내문구...
 
"무의도 맨손 고기잡기 대회"

[쉬어가는 글/축제/행사] - 무의도 - 맨손 고기잡기 대회개최 (2009.10.10)



집에서 여기저기 자료를 찾아보니 행사 참가비도 없고 나름 영영가 있는 이벤트 같아 찾기로 마음 먹는다.



거리 관계상 월미도와 영종도에서 배들 두 번 타는 코스로 다음 주 인천대교 개통을 코 앞에 둔 시점이라 다소 아쉽다.



날씨가 추워지면 어떤 이벤트도 심드렁해 하는 아이들 엄마는 집에 남겨 놓고
커다란 고기는 잡기 싫다는 큰 애와 눈 뜨자마자 "트랜스포머"를 보여달라는 작은 아이를 설득해 출발! 



아이들 흥미거리로 갈매기를 위해 준비한 새우깡이지만



정작 배고픈 갈매기 두 마리가 여기 있었다.  꼬르르륵~





영종도에 도착해서 잠진선착장을 향하던 중에 인천대교를 바라보니 이미 드문드문 차량들의 왕래가 있는 것이 자세히 보니
개통을 앞두고 공사관계자들의 가족(?)들에 한해 운행이 허용되고 있는 듯 하다.



인천대교 관련 기사를 보니 20km에 약간 모자라는 거리지만 다리를 왕복하는 것 만으로도 거의 마라톤 풀코스다.




11시 30분 행사 시작 시각에 맞춰 일찍 출발했지만 꽤 많은 차량들이 일요일 이른 아침부터 무의도행 배를 타려고 줄지어 선 모습.



다행히 영종도와 무의도간 승선거리가 짧아 별다른 정체가 없었지만




월미도와 영종도간 승선료(카니발/아이 둘: 편도 9,000원)에 비하면 거리가 훨씬 가까운데도 운임에 크게 차이가 없어 다소 비싼 것 같다.



짐이 많지 않다면 차량은 잠진선착장에 주차하고 무의도 선착장에서 하나개해수욕장을 왕복 운행하는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잠진선착장에서 동생 가족들과 합류해 차량 한 대로 승선!
 


다시 새우깡 봉지를 뜯는다.



이미 수 차례 진행했던 행사로 많이 알려진 탓인지 관광버스와 일반 차량들로 배를 가득 메운 모습.




영화 실미도로 많이 알려진 곳으로 무의도 방문은 처음이지만 상쾌한 바닷바람과 따뜻한 가을 날씨가 반갑게 맞아 주는 것 같다.




이름도 생소한 하나개해수욕장(하나개유원지)에 도착하니 이미 주차장은 차량들로 가득하고 행사 시작 20분 전을 알리는 안내 방송에 마음이 조급하다.



참가비는 무료지만 유원지 입장료는 유료!



유원지라고는 하지만 해수욕장에 ATV, 승마 체험 외에는 특별한 놀이시설은 없다.
보통 이맘 때의 일반 해수욕장에서 입장료 받는 것을 본 적이 없는데 이 같은 행사가 없을 때는 어떨지 궁금하다.

매표소를 거쳐 해수욕장 갯벌이 눈 앞에 펼쳐짐과 동시에 대회 시작을 알리는 사이렌 소리가 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뛰어들어가는 참가자들이 눈 앞에 펼쳐진다.



마음 같아서는 아이들도 내팽개치고 같이 달려가고 싶었지만 그럴수도 없는 처지라 좀 늦게 합류한다.

해수욕장에서 그물이 쳐진 곳까지의 거리가 생각 보다 멀다.




채 절반도 가기 전에 벌써 그물 망태에 건진 고기를 들고 복귀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사전 조사했던 자료와 달리 미리 쳐 놓은 그물 너머로 이미 물이 많이 빠진 탓에 빨리 도착한 사람이 얌전히 누워있는 고기의 임자가 되는 상황이다.

크고 힘 좋은 고기들과 사투를 벌인다던지, 바닷물속을 나뒹구는 그런 흥미진진함은 없고 뭐 한마디로 "땅 집고 헤엄치기"라 할까...



그런데 고기를 들고 복귀하는 이들의 표정이 많이 힘들어 보인다.

욕심껏 잡은 고기들의 무게가 만만치 않은 탓에 복귀하는 것도 여간 곤욕이 아닌 듯 하다.



"지금 가시면 고기 없어요! 물이 다 빠져서 이미 죽은 고기들 빼고요. 그러니 이것 좀 몇 마리 가져가세요!"




이게 왠 떡이냐~

이런 몇 몇 분들의 짐을 좀 덜어들였을 뿐인데 벌써 우리가 가져간 그물이 묵직하다. 잡기도 전에 말이다.

사실 고기가 목적이 아니라 잡는 재미가 목적인데...

뭐 그래도 늦게 참가한 사람들은 이런 고기 마져도 구경 조차 하지 못했으니 그나마 위안을 삼는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갯벌을 빠져나간 상황에도 늦게까지 참가자들이 붐비는 곳이 있었는데



그 곳은 여태 물이 고여있어 참가자들과 고기들이 아직까지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그래봐야 뭐 또랑치고 가재잡는 격이지만...



먼저 달려간 동생이 가지고 간 족대의 도움으로 쫒아오는 아이들을 챙기느라 뒤쳐진 나를 대신해 수확이 한창이다.



여기는 그래도 잡는 재미가 좀 있다.



장비가 없는 사람들은 주저 앉은 채 두 손으로 물 밑을 훑어가며 아직까지 남아있는 고기를 쫒느라 정신이 없다.

어느덧 맨손 고기줍기(?)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



많이 잡지는 않았지만 역시 돌아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다.




수산시장에서나 구경했던 살아 있는 큰 고기를 본 아이는 "이런 고기는 살려줘야해요!" 하며



힘들게 잡아온 작은 아버지에게 되려 호통을 치면서 물가에 놓아 줄 태세다.

일단 먹을 만큼만 잡은 고기라 바로 가까운 식당으로 직행.

그런데 회를 뜨는데 마리당 5,000원이 웬말...

그것도 식당마다 가격이 제 각각이다.

광어는 회뜨기 어렵다고 15,000원을 받는 곳도 있고 크기가 큰 놈은 크다고 더 받고...

물론 한 가족이라면 2~3 마리 큰 놈으로 잡아 회를 떠도 상관 없겠지만



여러 가족이 저렴하게 즐기기에는 왕복 교통비와 이런 저런 부대 비용을 따져 보면 생각처럼 저렴한 것은 아닌 것 같다.

결국 잡은 고기들 중에 작은 축에 끼는 것들은 구워 먹거나 가지고 갈 것이 아니라면 힘들게 잡느니 놓아 주는 것이 좋을 듯 싶다.

물론 행사 전에 알았다면 잡지도 않았을테지만("회 떠주는데 5,000원"이라는 식당 앞 안내판에 낚인 듯도 하고...)



그래서 요런 놈들은 그냥 방치된 것인가?



아무튼 이런 이유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행사 시작 후 몇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많은 참가자들이 잡은 고기를 그대로 포장해서 일찍 자리를 뜨는 것 같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행사장도 한산한 모습이다.



행사 취지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보통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본다면 행사장 근처 몇 몇 횟집들만 배부르게 하는 이런 내용으로는 본래 취지에도 맞지 않을 것 같다.
 


특히 관련기관에서 그물 구매와 설치를 위해 지원한 비용을 생각한다면 좀 더 인지도 있는 행사가 되기 위해 부대시설이나 내용면에서 앞으로 많은 개선이 필요 할 것 같다.



처음 생각했던 것 처럼 저렴한 비용으로 자연산 회를 배불리 먹고 오겠다던 당초 계획에는 다소 차질이 생겼지만






나름 즐거운 추억이 되었던 것 같다.



물론 약간은 싱겁게 끝난 듯도 하지만 그래서 그런지 벌써부터 다음 기회가 기다려진다.



이제는 선착장에서 월미도행 배를 기다리며 갈매기들과 조우할 기회도 많지 않겠지?


(뭘 봐?)



앞으로 행사에 참가하게 될 분들을 위해 몇 가지 조언한다면...

- 반드시 행사 전 일찍 도착할 것
- 중요 포인트를 미리 찜 해 놓을 것(물이 덜 빠진 곳일 수록 다양한 종류의 많은 고기들이 모여있다.)
- 장갑은 필수, 장화와 족대가 있으면 금상첨화
- 많이 잡으실 분은 고기를 실어 나를 수 있는 장비 필수! (큰 통에 끈을 달면 쉽게 끌고 나올 수 있음)
- 현장에서 먹을 만큼만 잡으실 분들은 빨리 갔다 빨리 복귀해서 일찍 회를 뜨는 것이 횟집에서 기다리는 시간을 절약 할 수 있음
- 대신 현장에서 회를 뜨는데 비용이 들어가니 큰 놈만 잡을 것



시기를 놓쳤다면 가까운 곳에서 아이들과 함께하기 좋은 낚시 체험도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 정보화마을 인빌체험 "백미리마을 바다 낚시체험"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