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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교육

[책] 이성의 섬




...예컨대 컴퓨터가 습관적인 일을 떠맡고 인간들에게는 '보다 고차원적인 일들'을 맡긴다는 주장이 있어요. 

그러니까 컴퓨터가 명목상 인간을 위해 자유의 여지를 마련해주므로, 인간은 보다 중요한 일들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는 말이에요.

'얼마나 좋을까!'

이런 바보 같은 소리를 얼마나 자주 그냥 따라합니까.

맥도널드 계산대에 앉아 있는 사람이 자판에 빅맥과 다른 햄버들의 그림이 장착되어 있어서 더 이상 숫자를 읽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보죠.

그림 자판만 정확히 누르는 것으로 충분할 거예요. 계산대에서의 일이 아무런 문제없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제 계산대에 앉아 있는 젊은 남자 또는 젊은 여자가 횔덜린과 셰익스피어를 생각한다고 상상해보죠.

컴퓨터가 습관적인 일을 떠맡았으니까요.

하지만 이는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동화일 뿐이죠. 어쩌면 동화보다 신화라고 해야 할 거예요. 

신화는 언제나 어떤 신비로운 분위기에 둘러싸이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믿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