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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이재명은 성남FC로 성공한다.



스포츠해설가 서형욱씨가 성남FC구단주 이재명 시장과 가진 인터뷰 전문을 링크합니다.

http://sports.news.naver.com/kfootball/news/read.nhn?oid=260&aid=0000001043&redirect=true




잘되도 걱정, 안되도 걱정인 시민구단에 대한 가장 큰 고민거리에 대한 이재명 구단주의 문제인식과 해결방안에 대한 내용만 발췌해 옮겨 봅니다.

클럽하우스와 전용구장 등이 자산확보를 통한 독립성 확보 측면도 고려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습니다.

Q. 이후 구단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팬들의 호응을 많이 얻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럴수록 팬들의 우려도 커지는 것 같습니다. 영원히 성남 시장만 할 것은 아니잖습니까. (웃음) 언젠가 구단주 자리를 내려놓을텐데 그 뒤에도 지금처럼 팬들이 기대감을 갖게 하는 팀으로 운영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을까요? 

 

이 : 고민을 많이 하고 있죠. 원래 축구에 관심이 전혀 없어서 의무감에 인수했다가 지금은 (축구를) 굉장히 좋아하게 됐어요. 자꾸 보면 정들게 되어 있잖아요. 홈 경기 거의 다 가고 원정 경기도 찾아다니고 전지훈련도 쫓아가고 있어요 내가. (웃음) 요즘은 집사람이랑 밤에 유럽축구도 찾아보고 그래요. 그러다보니 나도 걱정이 되죠. 지금은 신이 나요. 팀 운영하고 시스템 만드는 일들이. 선수들한테 장난 문자도 자주 보낸다니까. (Q. 선수들한테 직접?) 그렇죠. 정선호 선수 같은 경우는 답장도 재밌게 잘 해요. 아무튼 이렇게 팀에 애정이 점점 커지다보니까 이게 어느 순간 확 망가지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들죠. 

 

Q. 과거에 인천이나 경남, 강원 같은 팀들을 보면 지자체 단체장이 바뀌면서 구단 운영이 휘청거리더군요. 성남엔 어떤 해법이 있을까요?  

 

이 : 첫 번째 해결책은 구단주를 잘 뽑는거예요. (웃음) 세상이 그렇습니다. 시스템, 법, 제도 아무리 잘 만들어놔도 권한 가진 사람이 그거 어기고 망가뜨리겠다고 맘 먹으면 아무 소용없어져요. 권한 있는 사람 마음이예요. 시스템이 엉망이라도 권한을 가진 사람이 애정을 갖고 제대로 하면 잘 할 수 있어요. 그러니 사람이 중요하다는겁니다. 물론 시스템을 잘 만들어두면 이걸 망가뜨리는 데에 에너지와 시간이 더 소모될테니 버티는 힘은 생기겠죠. 이런 차원에서 보자면, 결국 사회적 분위기가 중요합니다. 이를테면 축구단을 망가뜨리면 선거에서 떨어진다는 인식을 갖게 하는거죠. 이러면 누가 함부로 망가뜨리려 하겠어요. 많은 시민들이 축구단에 애정을 갖고 또 축구단의 내용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면 함부로 못하죠. 누가 엉터리 감독이나 프런트를 임명해서 엉망진창으로 운영하면 ‘저 나쁜놈 다음 선거에 떨어뜨리자’ 이렇게 되면 누가 망가뜨리겠어요. 규정이 아니라 지역 내에서 축구단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높아지도록 하는게 그래서 중요합니다. 거기다 약간의 시스템을 보완하는거죠. 시민주주 비율을 높인다던지, 과점 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한다거나 하는 방식이 필요하겠죠. 

 

Q. 외부 펀딩과 같은 형태로 시 정부 바깥에서 더 많은 지분과 영향력을 갖게 하는 방향은 어떻습니까?

 

이 : 그게 바르셀로나 모형 아닙니까. 제가 최종적으로 지향하는게 그거예요. 물론 아직 이르죠. 대한민국에서 시민주 공모하면 투자할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일단 재정 독립까진 어려우니 재정적으로 자체 자산을 가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주려고 해요. 클럽하우스, 경기장, 체육 시설 같은 것들. (2년 뒤에 오픈할) 클럽하우스는 국내에서도 아마 손꼽히는 자산이 될겁니다. 건축비는 200억원 정도지만 땅값만 2천억 정도 되거든요. 올해 12세팀 전용구장도 만들어지고.. 아무튼 이런 쪽으로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이 걱정하는 이유는 학습효과 탓일겁니다. 김두관 도지사가 대선 경선에 나가면서 도지사 자리를 떠난 뒤 경남FC에 벌어진 일들을 알고 계시죠? 

 

이 : 내가 대선 나간다고 그만둘까봐 걱정한다는거죠? 아, 그건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Q. 대선에 나가지 않는다는 선언인가요?) 대선 경선은 시장 그만두지 않고도 할 수 있어요. (웃음) 그 양반은 일도양단의 승부를 보겠다며 굳이 그만두신거고. 뭐 본인의 정치적 결단이지만 그건 특이한 사례죠. 극단적으로 말해 혹시라도 (내가) 대선 경선에 나가게 되더라도 (시장직을)그만두진 않을겁니다. 될 가능성이 많지도 않은 일을 위해 다 내팽개친다면 책임을 회피하는거잖아요. 그런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저는 분명 책임을 다 집니다. 뭐, 진짜 대통령 후보가 된다면 몰라도. 

 

Q. 그건 그거대로 또 축구계에 좋은 일이 되겠군요. (웃음) 

 

이 : 그렇게 되면 이번엔 대한민국 축구를 살려봐야지. (웃음) 내 생각에 축구는 대한민국에 새로운 문화컨텐츠로 충분히 성장가능성이 있어요. 일자리를 만들고 소득을 증대하는, 좋은 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보인다는 얘기예요. 일례로, 중국이 지금 축구에 미친 듯이 ‘몰빵’을 하고 있잖아요. 축구 특성화 학교만 2만개를 만든다잖아. 우리나라 학교 수를 다 합친 것보다 많은 수예요. 그러면 거기 얼마나 많은 지도자, 경영자, 기회가 있겠냐는거죠. 중국 혼자만 하면 재미없을테니 일본이나 동남아, 한국까지 하나의 축구 시장이 유럽 리그처럼 생겨날겁니다. 거기 맞춰서 우리 나라도 국가적으로 투자를 해줘야 한다고 봐요. 얼마나 많은 일자리, 소득이 창출되겠어요. 그러려면 중앙 정부에서 딱 한가지만 해줘도 되요. 축구 중계만 해주면 된다니까. 꾸준히 매주 한 두 경기씩만 해줘도 확 살아난다고 봐요. 그게 뭐 그리 어렵습니까. 맨날 깔깔대고 웃기만 하는 프로그램들, 그거 좀 안하면 안돼? 국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방송사들이잖아. 축구가 새로운 먹거리요, 새로운 산업인데. 이거야말로 진정한 창조경제지! (웃음) 


...


Q. 성남FC의 미래는 어떨까요?

 

이 : 만일 어느 기업에서 축구단을 돈 주고 사겠다고 해도 절대로 안 팔겁니다. 뭐, 한국 상황에서 그렇게 나서는 기업이 없기야 하겠지만. 기업 구단이 성남에 연고를 갖고 있는 것과 성남시가 출자를 하고 시민들이 힘을 보태서 만든 축구팀이 있는 것과는 차원이 달라요. 구단에 갖는 시민들의 애정이 다릅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주주의 수를 늘리는 쪽으로 나갈겁니다. 주식을 사면 연간 몇 경기를 무료로 입장시켜주는 식이라든지. 돈을 벌자는게 아니예요, 구단에 관심갖는, 관여하는 사람의 수를 늘리려는겁니다. 애정을 갖는 사람의 수가 늘어나면 관중은 당연히 늘어나겠죠. 재작년 3천명 대에서, 작년 5천명 대까지 평균 관중이 늘었습니다. 올해 30%만 증가해도 8천명이 넘습니다. 그 이상 갈 수 있도록 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