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면서 한 때 하늘 높은 인기를 누렸던 꼬꼬면이 생각이 나던 즈음...
정오가 지나 아이 엄마로부터 사진을 첨부한 비행기 한 통을 받았다.
아이와 함께 항상 축구하러 갈 때 들리는 편의점에서 구하기 그렇게 어렵다는 과자라며 매장 한 쪽 구석에서 박스를 꺼내 아주머니가 직접 주더란다.
그런 과자가 있다는 걸 처음 듣기도 했지만 그저 과자 봉다리 하나에 대중이 그토록 집착을 한다니 좀 어이가 없으면서 다시 한 번 꼬꼬면이 떠올랐다.
행복이라는 감정이 별건가?
애타게 가지고 싶은 것을 갖게 되면 크던 작던 그 기분이 행복이지 않던가.
과학적 지식이 없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딸아이와 함께 보는 내내 허탈했던 영화 "인터스텔라"가 뉴스에서 몇 십만 관객을 돌파했다고 홍보 아닌 홍보를 할 정도로 싹쓸이 해대는 현상이 오버랩되며 갖가지 광고기법과 미디어에 우리가 놀아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며 왠지 불편하다.
우리 모두의 커뮤니케이션이 누군가의 정보저장소에 몇 십년 전의 과거는 물론이고 미래까지 모두 관리된다면 우리의 의지가 진짜 나 자신으로 부터 비롯된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을 때가 오지 않을까?
첨단 기술과 자본주의의 만남은 상품을 상품 답게 만드는 분야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필요하게 만드는 기술에서도 놀라운 성과를 보일 것이다.
어느 기사를 보니 요즘 맛에 관련해 뜨는 키워드가 '달다', '달콤하다'라고 한다.
이제 사람 마음을 읽는 마법은 더 이상 마법이 아닌 것이다.
애초 보려고 했던 영화 다이빙벨은 아직까지 보지 못했다. 부족한 상영관과 상영시간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봤던 인터스텔라를 보며 아무리 뛰어난 과학적 지식과 기술로도 인간 내면의 성찰을 가능하게 하는 것에는 전혀 쓸모가 없다는 확신을 다시 한 번 가지게 되었다.
우리가 이상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삶이 현실에서는 훨씬 잔인하고 폭력적임을 암시하며 신나게 죽고 죽이는 영화 퓨리를 차라리 추천하겠다. 최소한 내 인생의 몇 십분을 다른 이의 지루한 상상력으로 부터 절약해 줄 수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