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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기/전남

2008.9.14 한가위 캠핑 - 해남 땅끝 오토캠핑 리조트


고향으로 내려간 65만대의 차량 중 30만대가 추석 당일 복귀했다고 합니다.

나머지 35만대 중 한 대는 서두르지 않고 더 남쪽으로 내려가기로 합니다.

 


당초 유치자연휴양림을 둘러보고 올라 갈 계획이었지만

"조금만 더 가면..."의 최면에 걸려 땅끝 해남으로 향하는 도로에 올라섭니다.

 


서울 톨케이트 기점 약 440km,

시간 상으로는 약 6시간이라는 무시 못할 거리에 위치한 해남 땅끝 오토캠핑장(오토캠핑 리조트.)

 


해남 송호해수욕장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여름철 피서를 위해 찾은 관광객들에게 보다 편안한 시설이 될 것 같습니다.

 

 


지금은 비수기철, 캐러반에서의 1박이 4만원이라는 말에

예약이 모두 완료된 상태지만 예약 대기로 남겨 놓고 둘러 봅니다.

 

 


계획된 방문이 아니였기도 하지만

다시 텐트치고 1박을 하기에 바닷가에 인접한 야영장은 너무 쓸쓸하고 처량해 보이기 까지 합니다.

 

 

 


시골의 풋풋함을 벗고 이미 유명 관광지의 반열에 오른듯한 땅끝 마을 풍경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흐린 하늘과 다소 거친 해풍에 예약 포기를 마냥 기다리거나 그냥 상경하느냐로

가족과 다소 실갱이를 하다보니 어느새 어둠이 찾아옵니다.

 

 

 


지친 몸 이끌고 자의 반 타의 반

텐트를 치고나니

이번에는 바람을 동반한 비까지 내립니다.

 

공간도 애매하고 피곤하기도 하고 그늘막까지 칠 여력은 도저히 없는데...

어느새 손에는 망치가 들려져 있고...순간 후회가 몰려옵니다.


영화 속의 반전은 이런 때를 두고 일컫는 것 같습니다.

저녁 8시, 처음 볼 때 부터 퉁명스러웠던 관리인이 찾아옵니다.

1동이 취소 되었으니 입실 할 것이냐 물어봅니다.

 

그가 천사로 보입니다.

 

평소 같았으면

이미 설치한 텐트,

됐으니 일 없다고 말 했겠지만

마음 보다 몸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

 

비 속에 짐을 다시 정리하고 올라선 캐러반...


박람회나 전시회를 통해 몇 번 실내 구경을 하며 상상의 나래를 폈었던 적은 있었지만

한 식구가 들어가 보니 왜 그리 불편하고 답답하던지...

 

TV, 화장실, 세면대, 싱크대, 침대 등등

모든게 다 갖춰진 마당에 실제로 좁고 불편해서라기 보다는 심적인 답답함과 불편함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자연과 상당 부분 단절된 그런 느낌 때문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자연이라고 부르는 것들에서 이미  많은 부분

차단된 환경에서 먹고 자고 생활하고 있는 만큼,

 

불편한 주위의 소음과 습기 그리고 방해되는 불빛만 가려서 막아 줄 수 있다면

가끔은 캠핑카를 이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좋아 하는 건 아이들과 안지기 뿐...

 

따뜻한 온수로 샤워하고 나니

그냥 텐트에서 지낼 걸 하는 후회가 엄습하며 피곤이 몰려 옵니다.

 

식사하고 바로 취침...

 

 

일어나 눈을 뜨고

 

 

이미 캠핑카에 익숙해져 있는 아이들과

 

 

밤새 쏟아졌던 비가 아침까지 이어지는 걸 보고 있자니

 

 

그 순간 만큼은 캐러반에서의 1박에 감사할 따름이더군요.

 

 

바리바리 싸주신 음식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해남의 특산물인 고구마를 먹으며

생각 보다 길었던(?) 한가위를 뒤로하고

무사히 귀경길에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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