팻 바이크(Fat bike)는 일반적인 특징으로서 앞/뒤 바퀴의 두께가 일반 자전거는 물론이고
비포장 도로를 달리기 위한 전문 MTB 자전거와도 비교가 안될 정도로 커다란 자전거를 일컫습니다.
처음으로 이런 자전거를 만든 곳이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어떤 험악한 지형에서도 굴리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자전거 타기를 즐기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요즘과 같은 계절에는 추워서이기도 하지만 안전을 위해 "시즌오프(Season-off)"라는 것을 합니다.
뭐 따듯한 봄이 찾아오기 전까지 부득이하게 활동을 접는다는 뜻이죠.
그래서 다음 시즌을 위해 정비를 마친 자전거를 창고나 베란다에 모셔 놓거나
아니면 거실에 자전거 전용 롤러를 구비해 마치 런닝머신과 같이 실내에서 운동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물론 눈길, 빙판길만 아니면 용감하게 타시는 분들도 있죠~
하지만...
즐기거나 재미로 타는 라이더들과 달리
자전거로 매일 출퇴근을 하는 입장에서 춥다고 시즌오프를 쉽게 받아 들일수는 없는 일!
여름보다는 겨울이 차라리 낫다고 인식하는 체질이라 추위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벗어도 벗어도 더운 여름과 달리 겨울이야 뛰어난 소재의 의류들이 많으니 패스~
하지만 자전거는 특히 손끝과 발끝에 신경써야겠죠.
조만간 차량과 도로는 눈과 얼음으로 뒤덮힐 것이고
사소한 부주의에도 자동차가 코너를 빠져나오지 못해 논두렁에 뒤집히거나
언덕을 못 올라가 멀리 주차하고 집으로 미끌어지면서 걸어 올라가는 일이 다반사인 동네...
스노우타이어와 체인 조합으로 가까스로 집까지 무사히 도착했지만
주차장에서 집으로 걸어가는 길에 그만 방심해서 무참히 굴러 내려가는 수모를 당한 일도 있었고
(10여 미터를 엉덩방아 자세로 빙그르르 돌아 내려가던 웃지 못 할... ㅜㅜ)
밤새 내린 눈으로 차의 형채를 분간하기 어려운 상태로 이틀간 방치했다가
이른 아침, 차의 모든 문이 얼어 열리지 않아 할 수 없이 트렁크문(해치백)으로 넘어가 출근했던 씨츄에이션도 있었습니다.
뭐... 환경에 적응하는 방법도 여러가지겠지만
이번 기회에 또 다른 월동대책의 하나로 겨울용 자전거를 알아보기로 결국 마음 먹었습니다.
그동안 스노우 타이어를 구매하거나 눈길에 미끌어져 차량 수리비를 지출하거나 하는 등의 겨울철 예상하지 못한 지출은 항상 각오하고 있습니다만 그냥 조심히 그리고 무사히 겨울을 넘기기를 바라는 마음은 도시민들과는 다른 좀 더 큰 걱정거리 중의 하나입니다.
단, 팻바이크를 타면서도 도로에 미끌어져 다치는 뻔한 겨울철 불상사를 피할 수 없다면 그냥 없었던 이야기가 되어야겠죠.
일단 국내에 정식 수입 유통되는 팻바이크를 찾아 봅니다.
모두 국내에서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한 탓인지(계절적으로 비수기이기도 하지만) 초기 출시 가격에서 최소 30%에서 많게는 4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온라인몰에서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일반인들에게는 눈에 띄는 모양새도 그렇고 아무나 타는 자전거가 아니라는 것 처럼 보여지기도 하고
타이어 크기도 상당한 위압감을 주기도 하는게 사실이죠.
그리고 전문가들이 보기에도 사용성을 떠나서 구동계나 브레이크, 프레임 모두가 다 범용적인 수준의 제품들이라 구미를 당기기도 힘든 셋팅입니다.
반면, 해외에서 이맘 때면 날개 돋힌듯이 판매된다는 제대로 만들어진 제품들은 재고가 모자라 국내 수입도 쉽지 않다고 하네요.
마침 그나마 제대로 만들어진 팻바이크가 내년에 시범적으로 몇 대 들어온다고 합니다.
스페셜라이즈드 코리아에서 내년 봄에나 내놓을 "팻보이"라는 제품은 겨울철 생계형(?) 자출족의 용도가 아닌 다운힐과 같은 산악 자전거를 즐기는 매니아들을 타켓으로 하는 제품으로 포지셔닝 할 것 같습니다.
하기야 백단위가 넘어가는 자전거를 겨울에도 잘 정비된 도로의 출퇴근 길에서 굴리는 것을 일반 라이더들이 좋아할지 모르겠네요.
그냥 가끔 차에 실어 산이나 바닷가 백사장에서 타는 정도면 모를까...
여기서 더 꼼꼼히 따져 보자면 위 영상에서 보듯이 무엇보다 바퀴 폭의 크기가 눈길/빙판길에서 주행능력을 좌지우지 한다는 것입니다.
국내 수입된 저가형 모델들은 모두 4인치 타이어이고 수입가능한 전문가형 모델들은 최대 4.6인치까지 크기가 다양합니다.
특히 본인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셜리"사의 "문렌더" 모델은 4.6인치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으나 아쉽게도 해외에도 재고가 없다고 합니다.
정리하면 현재로서는 이미 국내에 유통되는 저렴한 모델의 제품을 구매해서 불편한 부분은 감수하거나 업그레이드해서 타던지
해외 제품을 주문해서 2~3주 기달려서 타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런저런 고민에 시간은 흘러가고 결국 눈발(?)이 코앞에 닥쳐서야 하는 수 없이 국내에서 가장 저렴하게 구입 가능한 제품으로 구매하기로 결정!
사양과 무게가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당장 겨울철에 활용도를 가늠해 보기 위해 구입했습니다.
하늘도 이런 마음을 알았는지 택배로 물건을 받고나니 새벽 부터 큰 눈을 뿌려주더군요.
이에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지 모르는 자전거를 좋아하고 포장도로와 산길을 지나 도시로 먼 길을 출퇴근하는 산골 아저씨들을 위해서라도 후기를 남깁니다.(자 이제 본격적으로...)
출근길(가파른 다운힐 구간과 완만한 내리막 코스의 평지)
밤새 내린 눈으로 산과 도로 모두가 눈으로 두껍고 하얗게 물들었지만 막상 도로에 들어서니 쌓인 눈 밑은 이미 녹기 시작하여 두꺼운 슬러시 상태입니다.
예상대로 첫 출근길은 보통때와는 달리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사실 원인은 자전거 탓이라기 보다는 물을 많이 머금은 슬러시 상태인 도로를 빨리 달릴 수 없었던 탓이 큽니다.
팻바이크용 펜더가 절실히 필요한 노면 상태였습니다.
타이어 폭이 작은 일반 자전거와 달리 팻바이크 바퀴에서 뿜어내는 물과 얼음덩어리들의 양은 그 차원을 달리하더군요.
속도를 늦추며 달렸는데도 튀어 오른 물과 슬러시들로 바지 모두를 적시는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은 듯 합니다.
더군다나 매서운 바람과 영하의 기온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그 곳을 뚫고 힘들지 않게 달렸던게 신기하기만 합니다.
결국 평소 보다 두 배의 출근시간이 걸렸지만 미리 서두른터라(큰 타이어라 느릴 것 같아서) 지각은 면했습니다.
그런데 팻바이크는 일반 자전거 보다 무겁기 때문에 느릴 것이라는 추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물론 일반 자전거 보다 민첩성면에서 앞설 수야 없겠지만 무게에 비례하여 느리다거나 페달을 밟기 조차 힘들텐데라는 우려는 불식시키고도 남습니다.
출퇴근용으로서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준 것 뿐 아니라 오히려 눈길이라면 더 재미있게 출근할 수도 있겠다는 기대로 바뀌었습니다.
퇴근길(가파른 업힐 구간과 완만한 오르막 코스의 평지)
결국 제대로 그 활용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것은 눈이 어느정도 녹은 퇴근길!
마침(?) 기온이 쭉 내려가 모든 도로가 빙판길입니다.
하루 동안 온전히 눈길, 빗길, 슬러시, 빙판길 모두 체험하는 엄청나게 운이 좋은 날입니다.
사실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면서 제가 주로 다니는 이 10km되는 구간 자체는 나름 완벽하다고 생각합니다.
포장도로:비포장도로가 약 6:4이고 출근길은 내리막 위주, 퇴근길은 당연히 오르막 위주입니다.(그 반대가 아님을 감사할 따름)
그런데 이 날은 바로...
"빙판길에 언덕! "위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뭐 이런 곳을 통과 할 수 있다면 나머지 구간은 말 그대로 껌이 되는거죠.
겨울 내내 자전거 안장에서 전혀 내리지 않고도 탈 수 있다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런건 눈길 빙판길에 꼭 타줘야 해!!!"
자전거 도로 전체가 살짝 언 빙판과 눈으로 뒤덮인 언덕에 오르면서 이런 소리를 지르며 탈 수 있는 바퀴 달린 탈 것에 또 뭐가 있을까?
완전 팻바이크에 반해버렸습니다~
한 겨울, 속초에서1,200cc 오토바이를 타고가다 뒷바퀴가 미끌어지는 아찔한 경험을 하고 나서는 두 번 다시 겨울철 오토바이 주행에 엄두를 낼 수 없었던 것에 비하면 완전히 상반된 경험입니다.
아찔함과 대비되는 재미가 페달을 쉬지 않고 밟게 만듭니다.
조그만 언덕 조차 넘기 힘들 것이라는 예측 역시 말할 것도 없이 틀렸습니다.
자전거에 올라타면서 처음 가속할 때 몇 초를 제외하고는 페달을 밟는 내내 모든 언덕을 쭉쭉 치고 나아갑니다.
그 묵직하게 치고나가는게 믿음직합니다.
도로에 얼어 붙은 슬러시들이 뭉게지는 "빠지직~빠지직~" 울려대는 소리가 왠지 모를 쾌감을 선사하고
두꺼운 타이어로 인해 억지로 돌리려해도 쉽게 돌아가지 않는 핸들바가 빙판길에 더욱 믿음직스럽습니다.
비유를 들자면 에버랜드에 처음 나오는 왼편 내리막길(리프트 타는 곳 오른쪽)의 경사도 보다 약간 더 높은 곳을 오르면서
딱 두 번 슬립을 몸으로 느꼈습니다.
(위 사진과 같이 눈이 쌓여 뭉쳐진 곳도 조만간 타보고 싶습니다)
처음은 긴 오르막길 중간에 기어 바꾸며 한 템포 쉬고 페달에 힘을 주자 무게 중심이 뒤로 살짝 쏠리는 것과 동시에 뒷 바퀴만 슬립하는 것이 느껴지더군요.
미끄러지는 느낌이 마치 빙판길 위에 놓인 차량에서 시동을 걸고 출발하려는데 제자리에서 그냥 헛 바퀴 도는 느낌입니다.
인력이다 보니 아주 천천히 미끌어지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일반 자전거에서 이런 상황이라면 순식간에 뒤가 미끄러지면서 중심이 횡으로 흐트러지고 자동으로 페달(평페달)에서 발이 떨어져 가슴을 쓸어 내렸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오르막 코너에서의 슬립입니다.
거의 업힐 막바지에 접어들어 스탠딩을 시도했습니다. 뭐 자전거를 좌우로 눕히지 않아도 그냥 묵직하게 치고 나갑니다.
코너 입구에서 앞 바퀴가 바라보는 방향과 뒷 바퀴가 보는 방향이 살짝 틀어지는 지점에서 페달에 힘이 실리며 순간적으로 앞/뒤 바퀴가 각기 다른 방향으로(Z자 모양) 천천히 아주 천천히 마치 슬로우 모션처럼 미끄러집니다.
역시나 일반 자전거와는 달리 미끌어지더라도 충분히 대처하고도 남을 수 있겠다 싶을 정도이고 오히려 재미가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집에 도착하는 내내 거침없이 주행을 했고(손이 시려서 몇 번 섰던 것을 제외하고는) 출근길 주행과 종합해서 100% 만족한 결과였습니다.
그러나 반면에 아쉬운 점도 많습니다.
나름 알톤 맘모스보다는 더 낫다고하는 프로메이드 X4 제품을 선택했지만
내게 맞지 않는 프레임, 좁은 핸들바, 무거운 중량감은 그냥 포기하더라도 구동계의 허술함이 너무 아쉽네요.
기어단수가 알톤 맘모스 보다 높다고는 하지만 체결감이 떨어져 유명무실한 것 같고
업힐이나 스탠딩 후 힘이 가해지면 앞 드레일러에 체인이 툭툭 튕깁니다.
그냥 일반 평지 위주의 주행이라면 크게 문제 될 부분은 아니지만 그냥 10만원대의 생활자전거 수준입니다.
제 값을 주고 샀다면 분명 후회했을 제품이죠.
반면, 첫 주행 후 훨씬 가볍고 완성도 높은 제대로 된 팻바이크를 타보고 싶은 욕심이 더 커진 것은 어쩔수가 없네요.
이런 종류의 자전거들이 가격에서 거품이 꺼지고 품질이 좀 더 상향 평준화 된다면
겨울철 팻바이크를 국내에서 자주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뭐 100마디의 말 보다 한 번의 경험이면 충분하겠지만 100마디 이상의 말을 통해서라도 이런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 유난히 글이 길어졌습니다.
만일 눈 밭에 구르는 재미를 스키장이 아닌 집 주위에서 경험하고 싶다면 당장 아무 제품이나 구입해서 타볼 것을 적극 권장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팻바이크가 겨울철 주행에 보다 더 안전하더라도 다양한 도로 조건 상황에서는 주향속도와 보온에 주의를해야만 안전한 라이딩이 되는 점 명심해야겠습니다.
- 앞 드레일러가 BB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BB 사이즈가 100mm가 넘습니다. 모샵에서 장착 가능한 제품이 80mm에 불과합니다.- 뒤쪽은 프리휠이 스프라켓 일체형입니다. 역시 국내 호환가능한 제품이 없답니다. 웹 검색으로 해외에는 단수별로 부품있다는 것 확인했습니다.- 자전거 무게 순정상태에서 20kg 확인했습니다.- "알X소(올댓바X크)"라는 샵 어떤 곳인가요? 내 돈 들여서 업그레이드 한다는데 인상쓰며 이래서 안되네 저래서 안되네 얼굴 찌푸리며 고객과 말싸움이나 하자는건지...다양한 종류의 부품이 있을 것 같아 멀리서 방문한 사정까지 이야기 했는데도 좀 어이가 없는 곳이더군요.인터넷으로 예약했음에도 전화통화로 접수가 않됐다고 그냥 두고 가라고 하는 것은 이해하겠는데 예약된 고객도 한 명이고 예약시각도 꽤 지나 아무런 업무도 없었는데 조그만 배려도 없는 샵이더군요. 본인이 주말 당직일 때 일하기 싫은것은 눈치로 알겠는데 고객에게 짜증까지 낼 필요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