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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크투어/후기

아빠의 고민

엄마의 고민이기도 합니다.


아빠는 밖으로만 돌고(?) 엄마는 안으로만 돕니다.


노후가 되면 어떻게 맞춰 살아가야 할지 아빠는 자전거 길을 홀로 페달을 밟으며 나아가는 헬멧 속의 백발이 빛나는 생면부지의 나이든 분들의 모습에서 자신의 앞날을 보곤 한답니다.


걱정은 나누면 줄어들 것 같지만 그저 서로 다가서기 힘든 영역인 듯 합니다.


세월호의 슬픔과 겹쳐 연일 우울한 연휴지만 마지막은 아이들을 위해 그런 우울함을 떨쳐 버리고 평소 처럼 보내 보고자 자전거 여행을 계획합니다.



전철에 자전거를 실고 덕소역에서 하차하여 구리 한강변의 유채꽃이 조성된 공원을 지나 강변역의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고 할아버지와 저녁을 먹고 돌아오는 코스!


지난 물고기 구피 구입을 위한 덕소<->청계천 자전거길 코스에서 시간 부족으로 인해 어쩔수 없이 잠실에서 되돌아 왔던 실패를 거울삼아 좀 더 짧은 코스에 일찍 출발하기로 합니다.



체력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아직은 어색하지만 많이 좋아진 첫 째



스탠딩 기술도 선보이며 페달질에 여유가 있는 둘 째!


자전거를 이용하는 많은 사람들로 인해 헬(지옥)이라 일컬어지는 이맘때의 주말/휴일 자전거도로는 연휴 마지막이라서인지 다소 한산합니다.



사실 이번 연휴에 선박을 이용한 제주 자전거길 투어를 계획했었는데 취소에도 불구하고 꽃밭을 보니 마치 제주를 방문한 듯한 기분입니다.



인솔자에 대한 별다른 하소연이나 불만 없이 여유있게 강변역에 도착해서 자전거를 주차하고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달라진 스파이던맨과 주변인물들의 배역을 빼고는 크게 기억에 나는 점이 없는 아빠와 달리 아이들은 마구 흔들리는 관람석 의자와 물만 보였다 하면 뿌려대는 4D발  정제수에 마냥 재미있어 합니다. 

영화관에 지불한 돈이면 물벼락을 맞아도 시원치 않은데 말이죠.


어린이날 손주들을 보지 못해서 마련한 식사자리가 아빠는 가장 맘에 듭니다.



상수역에서 가까운 "옛맛 서울 불고기" 식당입니다.



콩나물국에 소고기가 들어간 듣도 보도 못한 시원한 국물이 일품입니다.



가스불에 끓여 먹어도 충분히 맛이 있음직한 불고기가 숯불 위에 넉넉하게 얹혀지니 뭐 먹어 보지 않아도 왜 유명한지 짐작이 갑니다.



수금(?)하기 위해 먼 길을 찾아 온 것도 까맣게 잊어 버리고 맛있게 냠냠!


늦은 귀가길이 걱정되어 자전거를 가지고 강변역에서 승차하였으나 자전거를 배려하지 않은 환승역을 거쳐 가는 것은 아이들에게 정말 힘든 과정 중에 하나입니다. 특히 아무런 설명도 없이 역 외부로 나가서 다시 들어가야하는 건대입구역의 경우는 최악입니다.      


  

그냥 한강 자전거도로를 따라 집으로 가는게 더 좋았을 것이라고 서로 투덜댑니다.


아이들 때문에 어쩔 수 없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라도 하면 붐비는데 자전거 끌고 다닌다고 아이들 앞에서 불평하는 어르신들도 있어 정식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돌아오는 길이야말로  지옥입니다.



다음에는 그냥 중앙선 전철을 바로 타고 오자고 서로 다짐합니다.


물론 그 때도 엄마는 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