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이크투어/후기

BMW 패밀리 투어 2008 - 남해 바이크 투어

오랜만의 화창한 날씨!

바이크를 타고 떠나는 첫 장거리 투어가 될 "남해 일주 투어"!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될 수 있도록 다가오는 일정에 맞춰

투어 준비를 하던 차에...

각기 다른 캠핑장으로 반갑게 초대를 해 주신

남한강님과 창공의 빛님!

두 분 덕분에 다소 꽉 짜여진 일정이지만 설레이는 마음으로

2박3일간의 투어를 떠납니다.


용인->상암동 출근(45km)->남양주 수동 내방리(65km)->용인 바이크 탑승(70km)->전북 익산 고산자연휴양림(200km)->남해(190km)->편백자연휴양림(40km)->독일인 마을(10km)->상주 은모래 해수욕장(26km)->용인(370km)

차량 이동  약 180km, 바이크 이동 약 836km

총 이동거리 약 1,016km

네비게이션 안내 수치를 참고한 거리지만 국도만을 이용한 만큼  만만치 않은 거리.



현재까지 주행거리 300여 km...

바이크로 갈아 타기 위해 수동에서 바삐 달려왔것만

대략 30분이 늦어 예정된 일행과 함께 출발하려던 계획은 포기.


네비에 의존해 남해까지의 먼 거리를 혼자서 달려야 한다고 생각하니 말 그대로 흥분 반 걱정 반,

비록 DMB, 라디오와 같은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 장비가 전혀 없었음에도

차에 짐 챙겨 혼자 떠나는 캠핑과 달리 오히려 더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도로에서 전해오는 진동과 엔진의 고동소리, 뜨거운 배기음...

막힘 없이 흐르는 풍경과 스치듯 지나쳐 가는 삶의 소리들

가을을 재촉하는 높은 하늘과 눈부신 태양이야 말로 무엇보다도 마음을 들뜨게 하는 것 같습니다.

 

어느덧 처음 가졌던 근심, 걱정은 사라지고 목적지의 절반에 다다릅니다.

 

고속도로와 달리 국도를 이용한 여행의 장점 중에 하나는

아마도 목적지를 향해 가면서 중간 중간 이름 난 곳의 접근이 훨씬 용이하다는 점 같습니다.
 

전북 익산 초입,

전주를 향해 가로지르는 낯선 국도에서 고산자연휴양림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반갑게 길을 안내 합니다.



유난히 밝고 맑은 햇살 탓도 있겠지만
조그만 마을을 지나 잘 포장된 도로와 그 길 양 옆의 푸른 나무들 사이를 달리고 있자니
이런  멋진 진입로를 가진 휴양림은 처음인 것 같았습니다.



실제 휴양림 시설을 놓고 봐도 경기도나 강원도와 달리 왠지 충분히 여유로운 공간에
깔금하고 정리가 잘 되어 있더군요.



바이크 소리에 마중까지 나와주신
창공의빛님과 마부스님 그리고 안지기님들의 융숭한 대접은
사막에서 만난 오아시스 처럼 얼마나 반가웠는지 ㅎㅎ



아름다운 곳에서 좋은 분들과 함께 한 짧은 시간이 아쉬워 1박을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아쉬움을 뒤로하고 일정에 맞춰 늦지 않도록 출발합니다.

 멋진 식사와 환송까지 받으니 어느덧 몸과 마음은 처음 출발 때 보다 훨씬 가벼워 진듯 합니다.

 남해에 가까워질 무렵...

 때 마침 늦게 출발한 두 명의 라이더들과의 합류,

그리고 구례를 지나면서 부터 길게 펼쳐지는 섬진강의 아름다운 풍경,
사진이나 영상으로만 접했던 남해대교를 건너면서(그것도 바이크로)부터 솟구쳐 오르는
아드레날린의 그 느낌들은 지금 생각해도 짜릿합니다.

 정말 멋진 풍경을 보면서도 카메라에 손이 가지 않았던 것은
사진 한 두 컷 따위로는 이 느낌을 담을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간 쌓인 피로를 허물 벗듯 남해대교 건너편에 남겨두고 온 것은
비단 저 뿐만은 아닐 듯 싶습니다.




세번째 목적지인 남해호텔

 똑 같은 부품들이 모여 빚어진 비슷비슷한 조형물들에게서 느껴지는 감동은

자연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함께한다는 소속감을 주기에는 충분합니다.

 비록 주차된 자신의 바이크를 찾는 일은 쉽지 않지만...







주최측에서 마련한 저녁식사와 공연 그리고 불꽃 쇼

회원들과의 담소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취침





현재 5년동안 세계일주를 하고 있으며 얼마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에서 속초항으로 입국했다는 캐나다인



그리고 그의 바이크 튜닝 다카르~



미디어쪽 일을 하면서 아프리카 체류중에 우연히 지나가는 BMW 바이크를 보고 세계의 구석구석을 보기에 가장 좋은 선택이라 판단하고 자신도 직접실행에 옮겼다고 합니다.

 다시한번 이른 기상...


쟈켓과 헬맷을 다시 착용하고 보니 대략 6시.

 멀지 않은 네번째 목적지인 편백자연휴양림을 거쳐 상주 은모래 해수욕장으로의 이동을 준비합니다.

비록 공식일정은 식사 후 9시 30분 부터 2시간 가량의 투어가 준비되어 있었지만

짧은 일정상 먼저 출발합니다.



이곳에서 만나기전 또 다른 행사 때 잠깐 스쳤던 분과 같은 방을 쓰게되는 운명적인(?) 만남이  있었던 터라

함께 하기로 하고 출발합니다.

이 곳 자체도 그렇게 번화하지는 않지만 여느 휴양림과 마찬가지로 꽤 한적한 곳으로 깊숙히 들어가는 전형적인 코스.



입구에 들어서서 둘러보니 다른 휴양림과 달리 꽤 잘 꾸며진 통나무 집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 옵니다.



야영장은 계곡 옆과 잔디광장에 있는 데크들로 꾸며져 있었고 매점이 없습니다.



그리고 멀지 않은 곳곳에 울창한 편백나무들이 자리잡고 있어 숲속을 거니는 산책에 큰 힘 들이지 않을 듯 싶습니다.

나무 냄새를 만들어내는 피톤치드가 소나무보다 3배 많다는 편백나무로 이루어진 휴양림은 전국에 이곳이 유일하다고 합니다.

11월 중순이 가장 고운 때라고하며 특히 모기향의 원료로도 사용되는 편백나무로 인해 여름에도 캠핑하기에 좋다고 합니다.




이 곳 편백자연휴양림만의 특징이라면 남해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

바이크 두 대가 전망대까지 이르는 과정을 적자면 지면이 모자를 정도로 이번 투어의 하일라이트!

자전거 정도나 들어 갈 만한 차량 통행 금지 바리케이드 사이를  간신히 빠져나오니



임도가 반갑게 맞이한다.

 공식적인 임도주행은 처음
막 일어선 아이를 뛰게 만들 형국이지만
남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기회도 많지 않을 것 같고

동행도 있어 무리를 해 봅니다.

 차로 이동했다면 아무 생각 없이 지날 수 있는 길이지만

바퀴가 자꾸 헛돌면서 빠지는 자갈길,
두 발이 완전히 착지도 안되는 상태의 높고 무거운 바이크에서
두 바퀴로 균형을 잡는 것은 초보에게 쉽지 않은 일이더군요.

 바이크의 앞 바퀴가 조금이라도 미끄러져 조향력을 잃지 않도록 온 힘과 신경을
지면과 양손에 주고 나아가야합니다.




혼자서 네번이나 바이크를 내동댕이 치고
그 때마다 둘이 함께 다시 일으켜 세우면서 생각해 보니
돌풍에 날아간 타프를 네번 치는 것이 훨씬 더 쉽겠더군요.

 땀은 온 몸을 적셨고 4번째 넘어졌을 땐

5번째는 꼭 누운채 사진 한 번 찍어 보자고 할 정도의 여유 마저 생겼으니...(그 후로 넘어진 적이 없어 사진도 없네요 - -;)



거리상으로 약 2.5km 정도(심적으로는 10km)의 임도를 지나

전망대에 오르고 나서의 경치는 "화룡점정",



이른 아침이라 다소 멀리끼지 내다 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이 곳까지 올라온  고생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습니다.

 이른 아침 멀리서 이 곳 전망대까지 바이크를 타고 올라 가는 모습을 지켜본
근처 주민으로 보이는 아저씨의 황당해 하는 눈 빛을 뒤로하고


[캠핑장 소개/경남] - 남해 편백 자연휴양림


복귀를 위해서 서둘러 하산합니다.

 짐을 챙기기 위해 달리기님은 먼저 호텔로 떠나고



남해의 해안가 도로를 따라 독일인 마을, 상주 은모래 해수욕장을 혼자 돌아보며 남해의 여정을 마칩니다..



내려 올 때와 마찬가지로 홀로 복귀하는 길

 우연히 지나가는 제 모습을 보고 불이나케 달려온 달리기님과 약속이나 한 듯 다시 만나게 되니

보통이 아닌듯한 인연이라 되새기며 함께 바쁜 길을 재촉합니다.
 
그 후 그룹으로 상경하고 있는 또 다른 일행과  다시 합류해 각자 집을 향해 내달립니다.

 

점심은 전주에서 유명해 보이는  비빔밥집에서 단체로 해결합니다.



입 뿐만 아니라 눈도 즐겁도록 한 다양한 전시물이 인상적입니다.







잠자리에 일어나면서 부터 먹은 것 하나 없이 힘만 쓰고 온 터라 더욱 먹음직 스럽습니다.






















2박3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다소 무리한 일정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생각대로 하면 된다"는 광고 카피 문구처럼 생각했던 그대로의

만족스러운 투어가 된 것 같습니다.
 
짧은 시간, 나 자신의 열정에 다시한번 놀라면서도

만남의 기쁨, 새로운 곳의 설레임, 내달리는 쾌감,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 황홀함, 만족감, 포만감 등등

잠시도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었던 짧았지만 길고 긴 시간이었습니다.


겨울이 오기전에 말로만 듣던 제주도 밀림 숲을 마음껏 내달려 보고 싶은 욕구가 밀려 옵니다.

 모두 즐거운 캠핑되세요~